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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에서 말하기로 In a Different Voice(2020) >, 캐럴 길리건, 이경미, 심심

** 우선, 이 책은 1982년 미국에서 발간된 책으로 우리는 2020년 초판이 나왔다. ** 개인화와 독립성을 높게 평가하는 기존 발달 심리학에서, 주양육자인 어머니와의 애착 관계를 통해 이성인 남자들은 이 과제를 쉽게, 우선적으로 도달하지만 동성인 여자들은 관계중심성이 지속되기 때문에 기존의 관점 아래에서는 계속 미성숙, 지연된 것으로 본다. 남자들은 개인화에 여자들은 관계 경험에 높은 가치를 두기 때문에 전자는 친밀한 관계를 위험한 것으로 후자는 고립된 상태를 위험한 상황으로 판단하지만 어느 것이 우월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럼에도 기존의 인간 발달 이론은 남성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여기에 여성은 들어맞지 않는다. “인간”의 반수나 들어맞지 않는데 “인간”이라고 당당히 명명하는게 합당한지 이제는..

서평 2021.07.30

< 물질적 삶 La Vie matérielle(2019) >, 마르그리트 뒤라스, 윤진, 민음사

1. 쉽지 않은 책. 다시 말해 가독성이 많이 떨어진다. 얇다고 무시하면 안된다. 그 안에 빼곡히 작은 활자의 글자들이 도약적으로 문장을 이루며 나열되어 있다. 평범한 문장들이 거의 없어서 술술 이어가기가 어렵다. 몰입이 안된다. 오죽하면 번역투에 문제가 있나 싶어 배워둔 프랑스어 원문이나 영어 번역 책을 읽는 게 차라리 나을까 싶다. 이보다 더 얇은 두께와 비슷한 재질의 동일 작가의 한국어 번역판도 기대를 가지고 들었다가 내려놓았었다. 2. 작가들이나 예술가들 사이에 중독 문제가 아주 심각했구나라는 것을 각성하게 되면서 이들에 대해 환상이 많이 깨어졌다. 마르그리트 뒤라스 역시 심각한 알콜 중독자였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좀 다른 시..

서평 2021.07.29

도서관에서 심리 관련 책을 빌려왔을 때 종종 벌어지는 일

feat. , 필리파 페리 글, 준코 그라트 그림, 김흥숙 옮김, 서해문집 제목 그대로이다. 도서관에서 심리 관련 책을 빌리는 경우 종종 벌어지는 일이란, 위의 사진에서와 같이 유달리 이렇게 줄을 친 책이 많다는 것이다. 공공 도서임을 알면서도 버젓이 이렇게 줄을 쳐가면서 읽어도 되는지 의문이다. 내게 좋고 인상깊은 구절은 대개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러하지만, 이런 밑줄을 내용 파악 이전에 접하게 되면 자연스러움을 잃게 되어 그 감동에 공감되기보다 오히려 반감되기 쉽다. 그냥 소장 도서를 기부한 것이겠거니, 혹은 얼마나 (심리적으로) 힘들었으면 그랬을까하며 예사로 넘어가곤 하지만 이번 책처럼 지나치게 줄을 많이 쳐놓은 경우에는 화가 ..

일상 2021.07.26

< 동의 Le Consentemenet(2021) >,바네사 스프링고라, 정혜용, 은행나무

끔찍하다. 문화계 인사들의 여성, 특히 미성년자에 대한 성착취는 당사자들에게 있어 육체적으로 는 철저히 이용과 유린을 당하고 정말 영혼까지 탈탈 털리는 그야말로 미칠 것 같은 고통일 것 같다. 예술 세계 이편에는 현실이라는 세계가 엄연히 선행적으로 존재한다. 그러니 현실의 논리와 잣대로 터무니 없는 그들만의 찬사와 우상화를 멈추게끔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여성들이 이제는 수치심이라는 자기 형벌에서 벗어나 저마다 자기 목소리를 가지고 여러 분야에서 우리의 시각과 경험을 말하기를 기도한다. 물론 나 자신을 포함해서 말이다.

서평 2021.07.11

< 친밀한 범죄자(2016) >, 웬디 L. 패트릭, 김경영, 알에이치코리아

네크로필리아와 대척점에 있는 걸까 (나는 너른 의미에서 강간범도 네크로필리아라고 생각함) 놀라운 자아의탁의 세계 직접 익스트림 스포츠 활동을 하거나 격투기나 호신술을 배우면 관심이 뚝 떨어질 듯함 다분히 상대를 통해 내 자아를 연장하려는 목적이 있다 나도 키 큰 남자를 더 선호했던 것은 더이상은 자랄래야 더 자랄 수 없어서? 아직도 피아노 잘 치는 남자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여전히 피아노 연주에 자신이 없어서? 😂 평소 자신의 요구에 딸깍하고 들어맞으면 거부할 수 없는 매력, 즉 첫눈에 반했다고 착각하기 쉬운 듯 전문가들이 항상 말하지만 혼자서도 아주 잘 지낼 때 즉 최상의 컨디션일 때 마침 주변에 그런 나와 잘 어울리고 잘 맞는 상대가 있다면 그가 파트너로 가장 적절해 보인다 빠른 구애, 고립과 통..

서평 2021.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