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16

팡세와 수상록

함께 읽고 있으니 헷갈린다. 그래도 독서를 오랫동안 퍼붓듯이 하니 이해력이 느는 건 사실인가 보다. 예전에는 아무리 봐도 먼소리인가 했는데 지금은 술술 넘어간다. 팡세의 경우 읽기 시작한지 이제 3일째인데 벌써 40%에(?) 다다랐다고 쓰려는 순간 다시 확인해보니 10%였다. ㅋㅋ 아무튼 나쁘지 않다. 필독서 상위권에 속해 있는 책은 무조건 다 읽어낼 요량이다. 논픽션, 픽션 상위 50권은 해마다 조금씩 순위가 달라지긴 해도 괜히 정해놓고 발표하는 것이 아니니까. 엑셀로 리스트를 저장해 놓고 색칠로 읽은 것-읽고 있는 것-읽을 것(?)들을 구분해보니 나도 이제 꽤나 독서가 면모답게 잔디가 짙게 깔려있다. 좋아하는 초록색으로 색칠을 해놓았거든 :) 아 이렇게 아무도 찾지 않는 블로그에 읽고 있는 책이나 자..

서평 2023.07.18

< 죄와 벌(하) >를 읽고 있다

나만 그런가? 읽으면서 숨이 턱턱 막힌다. 느낌을 넘어서 실제로 호흡이 가빠진다. 설마 러시아인들은 평소에도 이렇게 대화를 하는 것일까? 이렇게 극강의 텐션으로 그러니까 열정을 가지고 대화를 하는 것일까? 주인공이 이미 편집증성 광기를 띄고 있기에 그 좁고 기다란 시각에 독자로서 덩달아 갇혀서 괴로운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주변 인물마저도 다들 제정신이긴 한건가 싶을 정도로 텐션이 높으니 어디까지가 정상이고 어디까지가 비정상인지 구분이 어려워, 비정상의 정상화 혹은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불필요함을 주장하는 것이 작가의 의도인건가 싶다. 작품 해설 등 일체의 배경 지식 없이 느낌 그대로 남기는 글이다. 결국 독자인 내가 거꾸로 이거 왜이래? 나만 이래? 싶은 생각이 들면서 수세에 몰리는 느낌이다. 러시아..

서평 2022.10.27

< 신약 시대의 사회와 문화 2(2016) >,앨버트 벨,오광만,생명의말씀사

앨버트 벨 지음| 오광만 옮김| 생명의말씀사 |2016년 이 책은 총 9권으로 이루어진 시리즈 중 두 번째 책이다. 본래 총 10개의 Chapter로 구성된 한 권의 책이었으나 한 Chapter씩 나누고 매 시리즈마다 결론에 해당되는 10 Chapter를 동일하게 실어주었다. 2번째 Chapter는 예수님이 탄생하셨던 당시의 문화와 유대교에 대해 다루었다. 지금은 기독교와 유대교가 서로 간에 매우 배척하는 관계임에 틀림없지만, 예수님께는 분명히 유대인이셨고 당시 유대 땅에서 나시고 자라시고 설교하셨다. 유대교의 근간이 되는 하나님의 말씀인 구약, 즉 율법에 대해서 결코 소홀히 하시지 않으셨고 문제 삼지 않으셨다. 예수님이 바로 잡으려고 하신 것은 의식과 율법주의에 치우..

서평 2022.02.19

< 신약 시대의 사회와 문화 1(2016) >, 앨버트 벨, 오광만, 생명의말씀사

앨버트 벨 지음| 오광만 옮김| 생명의말씀사 |2016년 서론에 해당하는 1권만 읽었는데도 재미있다. 그렇지만 총 9권인데 다 읽어낼 수 있을까 ; ex.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실 때 손바닥에 못이 박힌 게 아니었다. (나도 이게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었음) 추정컨데 손목에 못이 박혔을 것이다. 나중에 발굴된 1세기 경 십자가형에 처한 사람의 유품에 근거한 상상도를 봐도 그렇다.(1967 동예루살렘) 재미있는 것은 예수님의 수의라고 불리는 토리노의 성의는 여전히 진위 논란에 휩싸이는데 (그래도 최소 14세기 위조품임) 거기에 보면 손목 부근에 혈흔이 있다는 점이다. 그 당시 화가를 비롯 누구도 관련된 배경 지식이 없었는데도. 게다가 이러한 ..

서평 2022.02.17

< 침묵에서 말하기로 In a Different Voice(2020) >, 캐럴 길리건, 이경미, 심심

** 우선, 이 책은 1982년 미국에서 발간된 책으로 우리는 2020년 초판이 나왔다. ** 개인화와 독립성을 높게 평가하는 기존 발달 심리학에서, 주양육자인 어머니와의 애착 관계를 통해 이성인 남자들은 이 과제를 쉽게, 우선적으로 도달하지만 동성인 여자들은 관계중심성이 지속되기 때문에 기존의 관점 아래에서는 계속 미성숙, 지연된 것으로 본다. 남자들은 개인화에 여자들은 관계 경험에 높은 가치를 두기 때문에 전자는 친밀한 관계를 위험한 것으로 후자는 고립된 상태를 위험한 상황으로 판단하지만 어느 것이 우월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럼에도 기존의 인간 발달 이론은 남성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여기에 여성은 들어맞지 않는다. “인간”의 반수나 들어맞지 않는데 “인간”이라고 당당히 명명하는게 합당한지 이제는..

서평 2021.07.30

< 물질적 삶 La Vie matérielle(2019) >, 마르그리트 뒤라스, 윤진, 민음사

1. 쉽지 않은 책. 다시 말해 가독성이 많이 떨어진다. 얇다고 무시하면 안된다. 그 안에 빼곡히 작은 활자의 글자들이 도약적으로 문장을 이루며 나열되어 있다. 평범한 문장들이 거의 없어서 술술 이어가기가 어렵다. 몰입이 안된다. 오죽하면 번역투에 문제가 있나 싶어 배워둔 프랑스어 원문이나 영어 번역 책을 읽는 게 차라리 나을까 싶다. 이보다 더 얇은 두께와 비슷한 재질의 동일 작가의 한국어 번역판도 기대를 가지고 들었다가 내려놓았었다. 2. 작가들이나 예술가들 사이에 중독 문제가 아주 심각했구나라는 것을 각성하게 되면서 이들에 대해 환상이 많이 깨어졌다. 마르그리트 뒤라스 역시 심각한 알콜 중독자였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좀 다른 시..

서평 2021.07.29

< 동의 Le Consentemenet(2021) >,바네사 스프링고라, 정혜용, 은행나무

끔찍하다. 문화계 인사들의 여성, 특히 미성년자에 대한 성착취는 당사자들에게 있어 육체적으로 는 철저히 이용과 유린을 당하고 정말 영혼까지 탈탈 털리는 그야말로 미칠 것 같은 고통일 것 같다. 예술 세계 이편에는 현실이라는 세계가 엄연히 선행적으로 존재한다. 그러니 현실의 논리와 잣대로 터무니 없는 그들만의 찬사와 우상화를 멈추게끔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여성들이 이제는 수치심이라는 자기 형벌에서 벗어나 저마다 자기 목소리를 가지고 여러 분야에서 우리의 시각과 경험을 말하기를 기도한다. 물론 나 자신을 포함해서 말이다.

서평 2021.07.11

< 친밀한 범죄자(2016) >, 웬디 L. 패트릭, 김경영, 알에이치코리아

네크로필리아와 대척점에 있는 걸까 (나는 너른 의미에서 강간범도 네크로필리아라고 생각함) 놀라운 자아의탁의 세계 직접 익스트림 스포츠 활동을 하거나 격투기나 호신술을 배우면 관심이 뚝 떨어질 듯함 다분히 상대를 통해 내 자아를 연장하려는 목적이 있다 나도 키 큰 남자를 더 선호했던 것은 더이상은 자랄래야 더 자랄 수 없어서? 아직도 피아노 잘 치는 남자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여전히 피아노 연주에 자신이 없어서? 😂 평소 자신의 요구에 딸깍하고 들어맞으면 거부할 수 없는 매력, 즉 첫눈에 반했다고 착각하기 쉬운 듯 전문가들이 항상 말하지만 혼자서도 아주 잘 지낼 때 즉 최상의 컨디션일 때 마침 주변에 그런 나와 잘 어울리고 잘 맞는 상대가 있다면 그가 파트너로 가장 적절해 보인다 빠른 구애, 고립과 통..

서평 2021.07.03